Thursday, May 11, 2017

이날을 위한 우산


게오르그 뷔히너상 수상작들은 다들 읽어볼만한 듯.



죽어가는 사람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게 돼 있어. 나는 말한다. 너 마치, 레기네는 말한다, 한번 죽어본 사람처럼 말하는구나. 물론이지, 나는 말한다, 자주 죽어봤지, 넌 아냐? 우리는 웃는다. 하지만 레기네가 내 마지막 말을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잠시 내가 받은 하루 동안의 형벌을 말로 표현해내고 난 뒤 계속 삶을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아니, 내가 벗어나고 싶은 것은 지옥의 형벌이 아니라 이 하루의 기이함이다. 어떻게 단 몇 차례 만났을 뿐이고 아는 것이라고는 그녀의 이름밖에 없는데 그런 미용사가 그리워지고, 거의 망가져버린 사진작가에게 질투를 하고, 어차피 생계를 책임져주지 못하던 일자리를 잃었다고 슬퍼할 수가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 모든 일이 하루에 일어날 수가 있단 말인가?

지금 즐거워하고 있는 이 사람들 모두가, 만약 갑자기 냉혹하게 처신하는 것이 득이 될 것처럼 보이면 제일 먼저 냉혹해질 거라고 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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