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클래식을 듣고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Karl Richter라는 한 사람의 지휘자,
한 사람의 연주자를 알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보다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지금만큼 살 수도 있고.
하지만 음악이라는 우주의 거대한 한 부분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이 내 인생에 이렇게 영향을 주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거겠지.
이런 마음에 간만에 노래 한곡을 다시 들어보니 새롭다. 흘려들을 수 없다.
네가 없었다면 / 오지은 너를 만나고 좋았던 점을 하나만 꼽으라 말한다면 절대로 곧바로 생각이 나진 않겠지만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어 네가 없었다면 나는 도화지의 작은 점 너를 만나고 파란 선 하나 너를 좋아하고 노란 꽃 한 송이 너를 사랑하고 빨간 주단 한 폭 너와 이별하고 보라색 비 너를 만나고 좋았던 점을 하나만 꼽으라 말한다면 절대로 곧바로 생각이 나진 않겠지만 이것 하나는 말할 수 있어 네가 없었다면 나는 도화지의 작은 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