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6, 2017

2017/11/26

1. 
시 한 편을 받았다.
감사하다.


갈대
신경림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몇가지 다짐과 함께 시를 감상해보니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졌다.


2.
산다는 것은 다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옆 사람들도, 나와는 다른 일을 하는 그 사람들도.
차마 티를 내지 못하는 것은, 타인을 위한 배려일까 솔직하지 못함일까...


3.
인생은 작은 것들이 쌓여가는 과정인 것 같다.
[작은] 것에 대한 관점들이 그 사람을 [전부] 보여주는 것 같다.
자기 삶에 대한 몇가지 원리도, 관점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적대적이라도 삶의 원리와 관점에 충실한 이들에게 마음이 간다.


4.
간만에 옛 사진첩 [폴더]를 뒤져보았다.
힘든 시기때 찍은 사진이라도 그저 그립기만하고, 미소 짓게 된다.
많은 것을 기록하는 집착.
왜 과거에 잡혀살까 고민도 했지만 이제는 알겠다.
내가 겪은 삶, 과거가 없다면 어떻게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나.
미래도 현재도 지나간 일 때문에 의미가 있는걸까?


5.
며칠 전, 꿈에 짓눌려 눈물이 터져나온 그날.
왜 울었을까 생각해보았다.
나는 내 손에 쥐어지지 않으면, 가지지 못하면 항상 울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