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의 초밥 집에 가서 점심 코스를 택했다.
바(bar)에 앉아서 식사를 하니 요리가 나올 때마다
설명 듣고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좌석에 앉을 때처럼 기다리지 않고 하나씩 바로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
<스시>
에피타이져로는 참치 회에 마로 만든 소스를 가미한 요리였는데, 마의 식감이 특이했다.
처음에는 점액질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내 참치 회만 먹는 것보다는 훨씬 맛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와규 샐러드도 먹고 회가 몇 종류 나오더니 초밥님께서 등장하셨다.
고등어, 학꽁치, 병어를 올린 초밥도 있었다.
어떻게 보관한 거지, 신기했는데 초절임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냄새가 별로 나지 않고 괜찮았다!
여러 음식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새우 위에 성게알을 올린 초밥과 아나고였다.
입에 넣고 성게알의 부드러움 식감과 달콤함을 느끼며 박 군과 마주보며 웃었다.
서로 애기 입맛이라고 놀렸다.
후식까지 마치고 카페를 갔다.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그랬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카페에서 이야기 하고 놀다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카페 바로 앞의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살펴봤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상영 중이다. 14년만의 재개봉!
박 군도 보고 싶어했으니 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지브리 스튜디오, 덴쓰 제작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네이버 영화 출처
|
어렸을 때는 치히로의 순수함, 사랑, 성장과정을 중심으로 봤는데, 이번에 볼 때는 부모의 엄청난(!) 빚을 갚는 센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인 엄마 아빠의 먹방 장면을 보면 '나도 저런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아이고, 저러니깐 돼지가 되는거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 세계에서는 엄청난 죄가 아닌가! '신'들에게 대접할 음식들을 그렇게 게걸스레 먹어치웠으니.
부모의 잘못을 자신이 대신해야 하고, 부모가 돼지로 잡혀있으니 도망치지도 못하는 절박한 상황에 '유바바'가 운영하는 온천에서 계약을 맺고 일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옛 일본에서는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아이들이 온천에서 매춘을 하는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진짜 이름 대신 가짜 이름을 받아서.
이 영화는 어쩌면 매춘이 불법이 되었지만 풍속업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일본의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참고: 일본의 풍속업 규모는 영화가 나오기 3년 전인 1998년에 8조 엔이었고, 현재는 130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1년 예산이 375.4조 원이다.)
인터뷰를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가오나시'에 대해 평하기도 애매해졌다. 신들의 세계에 홀로 요괴인 외톨이라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준 센에게 집착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춘'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가오나시의 위치가 참 애매해진다.
어쩌다보니 이 영화의 어두운 면만 말하게 되었는데,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풍경에 여러모로 자극을 받기도 했다. '나도 치히로처럼 저렇게 신비한 세계에 빠져 여행하고 싶다'.
본격적인 대학원 생활을 앞두고 있는 지금,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나는 앞으로의 여정을 견뎌낼 힘이 되어 줄만한 멋진 방학을 보냈는가? 나도 저런 기이한 세계로 빨려 들어가 잠시 행방불명이 되고 싶다. 대신 좀 더 밝은 곳으로... (그래서 그런지 영화 본 날, 꿈에서 극장 가서 또 봤다!)
요새 자꾸 개강을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해서 어반자카파의 '어른이 되는 일'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소속사에서 타이틀곡만 공개해서 sample 밖에 듣지 못한다. 제대로 듣고 싶다면 알아서....
요새 자꾸 개강을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해서 어반자카파의 '어른이 되는 일'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소속사에서 타이틀곡만 공개해서 sample 밖에 듣지 못한다. 제대로 듣고 싶다면 알아서....